그날 이후, 산책 시간이 다시 길어졌습니다.

어느 날부터였습니다.

산책을 나가도 5분이면 집으로 돌아오던 아이.

예전에는 공원 끝까지 뛰어가던 아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보호자를 계속 돌아봤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걸을래.”

말은 하지 않았지만,

걸음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보호자는 아이를 안아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계단 앞에서는 멈추고,

미끄러운 바닥에서는 조심조심 걷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를 살짝 들었습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여기까지는 똑같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냥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시작할 것인가.


네발로에는 이런 보호자분들이 찾아오십니다.

“거창한 걸 원하는 건 아닙니다.”

“예전처럼 오래 산책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저희도 같은 마음입니다.

보조기의 목적은

아이를 빨리 뛰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보다 조금 더 편하게 걷게 하는 것.

내일도 산책을 나갈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네발로는

조금 다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새 플라스틱을 계속 사용하는 대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소재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버려졌던 플라스틱.

하지만 그 소재는

다른 아이의 무릎을 지지하고,

또 다른 아이의 발을 보호하는 보조기가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단순한 업사이클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희망을 다시 사용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물병원에서는 아이의 건강을 먼저 생각합니다.

네발로는 아이의 일상을 생각합니다.

보호자는 아이의 행복을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가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아이는 조금 더 편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산책 시간이 다시 길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희는 또 하나를 배웁니다.

보조기는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다시 걷게 만드는 것은 결국 보호자의 사랑입니다.

네발로는 그 사랑이 조금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오늘도 새로운 보조기를 만들고 있습니다.